
최근 서울 경복궁과 지하철에 잇따라 낙서 테러가 벌어진 가운데 강원지역 국보와 명소 또한 관광객의 무분별한 낙서로 몸살을 앓고 있다.
정선군 고한읍 정암사에 위치한 국보 제332호 수마노탑. 지난 2020년 6월25일부터 국보로 지정됐지만 탑 표면 곳곳에서 가족의 안녕을 기원하거나 한자로 적혀진 관광객들의 낙서 흔적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정암사 관계자는 “낙서 행위를 단속하기 위해 2020년 2월부터 CCTV를 설치했으나 수시 확인이 불가해 적발이 어려운 상황이다”고 토로했다.
도심 속 관광 명소도 상황은 마찬가지다. 18일 찾은 옛 강촌역 피암터널에는 욕설이 섞인 낙서가 곳곳에 있었고 10년 넘게 방치된 낙서들이 이끼와 곰팡이에 섞여 흉물이 됐다.
인제 자작나무숲은 날카로운 도구를 이용해 나무 표면에 낙서를 새기는 방문객이 속출해 인제국유림관리소가 수시 단속에 나서고 있다. 정동진역에 위치한 시비(詩碑)에도 동해안을 찾은 연인과 관광객들의 낙서로 한국철도공사 직원들이 매주 점검과 청소를 반복하는 상황이다.
문화재보호법에 따르면 국가지정문화재에 낙서를 하는 경우 원상 복구에 소요된 비용을 징수하며 3년 이상의 징역에 처해진다. 공공시설에 낙서를 하다 적발되는 경우에도 형법에 따라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700만원 이하의 벌금형에 처할 수 있다.
문화재청은 지자체와 연계해 다음달까지 낙서 훼손에 취약할 것으로 우려되는 문화유산 등을 대상으로 점검에 나선다.
문화재청 관계자는 “문화유산을 보호하기 위해 국민신문고와 연계한 신고 제도를 널리 홍보하고 신고자에 포상금을 지급하는 제도 등도 검토할 계획이다”며 “작은 낙서도 문화유산에 심각한 영향을 줄 수 있기에 시민들의 인식 개선을 위한 활동을 강화하겠다”고 말했다.


